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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수경스님께.



목포에서 처음 뵈었을 때부터가 기억납니다.
말로만 듣던 분들을 처음 만나러 가는 길에 조금 떨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날 들은 이야기들을 통해 제가 참여하는 일에 임하는 제 마음에 새로운 문이 열린듯 했습니다.
그저 '반대'를 외치고자 했던 제가 '백지화'의 뜻을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순례단의 하루소식을 읽으며, 순례단의 발걸음에 저도 함께 하면서...
함께 걷는 '길'의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고
또 그 '길'과 함께 흐르는 강, 그 강이 품는 넓고 깊은 생명의 실제를 직접 만나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고, 만져지고, 피부로 느껴보고 나서야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더 강해졌습니다.
오히려 책상머리에 앉아 논리를 세워 왈가왈부 하던 때보다 더 생각을 확고히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께서 먼저 그 길을 터주시지 않았다면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탁 트이게 하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벗어나고 나면,
저라는 사람은 사실....하루하루 들려오는 소식에 부화뇌동하는 어쩔 수 없는 사람입니다.
오가는 이야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쉽게 분노하고, 일희일비하며, 비판하다가 또 비난하기도 하고...
때로는 독설섞인 유머에 웃고는 이내 이런 유머에 웃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씁쓸해 하기도 하는.
아직도 내게는 채울 곳이 너무 많아서 더 바빠야 하나보다, 라고 생각하는 모자란 사람입니다.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모든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척 숨기다가도
결국은 꼬이고 꼬인 생각을 어떻게 풀면 좋을까 싶어 고민하는 그런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순례단과의 인연, 그리고 글과 생각을 가까이 들으면서,
또 이번 수경스님께서 주신 편지를 통해서도,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만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상생'을 배우고 추구하는게 옳다고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내 치워버리고
너희가 죽어야 우리가 살겠다고 하는 독한 마음을 품고 있던 저에게
한걸음 한걸음 걸으시며 전해주시는 생명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는
때로는 꾸지람이 되기도 하다가 다시 위로가 되기도 하고,
배움의 소리이기도 하면서 또한 늘 격려가 되어 다가옵니다.
귀하고 소중한 인연인 것도 감사한데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넓혀갈 수 있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만남을 가능하게 한 '운하'라는 이슈에 대해서도 감사할 지경이었습니다.
덕분에 소중한 인연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고,
또 합심해서 뜻을 이뤄나가는 과정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고,
나아가서는 강과 생명, 평화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새로운 장에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어딜가나 이런 이야기를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듣게 됐어요.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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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공주에서 수경스님과 헤어지기 전 악수를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손을 꼭 잡으시면서 '믿으니까, 난 뭐 믿으니까' 라며 익살스런 말투로 말씀하셨지만
부드럽고 온화하면서도 강했던 미소와 눈빛만큼은
그 믿음이 아주 분명한 것이라는 걸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먼저는,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앞서 부담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잘 할 것' 을 두고 '믿는다'고 말하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어떻게 잘 했는지, 제가 무엇을 어떻게 잘 할지를 기대하시고 믿는다고 하신게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함께 가는 이 길 위에 여럿이서 마음과 뜻을 모아 할 일들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뜻을 가지고 떠나는 길 위에 함께 끝까지 걸어갈 그 마음과 진정을 이야기하시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편지를 보니, 제가 영 틀린 방향으로 생각해왔던 것은 아니었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편지 내용 중, '길을 잘못 든 자'에게 비난보다는 연민의 눈길을 보내며 옳은 길로 가야 한다는 말은,
순간순간의 감정에 휩싸이기를 잘하는 저에게 가장 와닿은 말이었습니다.
제가 진정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또한 나를 비롯하여 또 다른 누구의 얼굴에 울분과 눈물을 주고 싶지 않다면,
콩 심은 데 콩 나지 않고, 팥 심은 데 팥 나지 않는다며 울분을 터뜨리기보다,
나의 길이 아직 좁아 그런 것이니 더 넓히기에 힘써야겠지요.
아직은 부족한, 그저 같은 길에 합류에 함께 걸을 뿐인 저이지만...
아직은 과분한 수경스님의 고마움의 편지에 답할 길은 그저,
그 길을 넓히는 데 함께하는 '여럿' 중의 하나가 되어
같은 뜻을 함께 지켜나가는 성실한 도반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저의 도반입니다" 라는 말, 선물처럼 잘 간직하고 함께 가겠습니다.


사월 초파일에,
달빛효과가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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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오늘, 세번째로 순례단의 걸음에 동참하고 왔습니다.
순례가 끝난 후 수경스님께서 오늘 아침 보내셨다는 편지를 받아보았습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블로거들에게 보내는 편지...
제게도 보내신 편지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도반'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수경스님의 편지 한글자 한글자를 되새기며 읽었습니다.
'길을 잘못 든 자'에게 비난보다는 연민의 눈길을 보내며 옳은 길로 가야 한다...
순간순간의 감정에 휩싸이기 잘하는 저에게 가장 와닿은 말이었습니다.
진정한 생명과 평화를 추구한다면, 누구에게나 눈물과 찌푸림을 주고 싶지 않은거라면...
콩 심은 데 콩 나지 않고, 팥 심은 데 팥 나지 않는다며 울분을 터뜨리기보다,
나의 길이 아직 좁으니 더 넓히기에 힘써야겠지요.
아직은 부족한, 그저 같은 길에 합류에 함께 걸을 뿐인 저이지만...
아직은 과분한 수경스님의 고마움의 편지에 답할 길은 그저,
그 길을 넓히는 데 함께하는 '여럿' 중의 하나가 되어
같은 뜻을 함께 지켜나가는 성실한 도반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편지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전문을 실어봅니다.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블로거들에게 드리는 편지


함께 생명 평화의 길을 가는 나의 도반들께

고맙습니다.
우선 이 말씀밖에 드릴 수 없는 것이,
저에게 이 길은 너무 당연하지만 여러분들의 행동은 의무도 아니고
어떤 대가가 따르는 일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은 기꺼이 생명과 평화의 물꼬를 트는 일에 너무도 열심입니다.
여러분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늘 저의 모자람을 반성하곤 합니다.
그래서 더욱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저의 도반입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길이 있습니다.
하늘에는 하늘의 길이 있고,
지상에는 지상의 길이 있습니다.
별들도, 들풀들도 다 제 길을 갑니다.

사람에게도 사람의 길이 있습니다.
가야 할 길,
가지 말아야 할 길,
가고 싶은 길,
갈 수 없는 길,
꿈에도 그리워하는 길,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길,
지금은 갈 수 없지만 언젠가는 가보고 싶은 길,
가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길.
길, 또 길.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길을 만납니다.
가고 싶은 길과
의지대로 갈 수 있는 길만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 앞에 놓인 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더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인생입니다.
그렇지만, 아닌지 뻔히 알면서도 가는 일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그 길을 가는 사람들도 그것을 알지만 그 길을 갑니다.
욕심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이런 사람들을 비난 하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사람은 길을 잘못 들었을 뿐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난이 아니라
연민의 눈길을 보내며 옳은 길을 가는 것입니다.

옳은 길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양심이 그것을 가리켜 주니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길을 가지는 않습니다.
핑계거리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옳은 길을 간다고 생각을 합니다.
결국 이런 사람들이 득세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실을 보면 나쁜 사람이 더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과연 인과응보라는 것이 있는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옳은 길을 간다고, 순리에 따른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런 의문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아직은 더 넓어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서로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함께 가는 길이고 도반의 길입니다.

함께 생명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선 도반 여러분!
세상에 새로이 난 길 중 하나가 ‘인터넷’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그곳에서 바른 길을 넓히려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 길을 가고 싶어도 쉽지가 않습니다.
잘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작은 이유입니다.
진짜 이유는 제가 딛고 선 땅 위에서 제가 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여러분이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을 보면, 관세음보살의 천수천안이 종교적 상징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활동이야말로 관세음보살의 천수천안입니다.
인터넷 세계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역기능도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여러분과 같은 사람의 노력이 소중합니다.
단순히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일뿐 아니라
모든 일을 ‘생명과 평화’를 중심에 놓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큰 길이 열릴 것입니다.
이것이 참다운 마음공부요 도를 찾아 가는 길입니다.
함께 그 길을 찾고 또 넓혀 나가십시다.



생명 평화의 길을 가는 블로거 여러분께
최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2008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수경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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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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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소 2008/05/12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편지 잘 보았습니다. 마음에 주는 감동은 항상 뿌듯하게 합니다. 좋은 길가는 사람들과 같은 뜻을 나누는 것이
    순례자의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제목에 "수경스님께 편지가 왔습니다."라는 제목 좀 고쳐주시면 좋겠네요.
    이렇게 하면 수경스님이 편지를 쓰신 분이 아니고 받는 분이 되는 것입니다. 잘 살펴보시고 좋은 편지 게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달빛효과 2008/05/13 1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렇네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할게요~~
      방문과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길 가는 사람들과 같은 뜻을 나누는 것이 순례자의 행복" 이라는 말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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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이던 초등학교에 핀 산목련(함박꽃나무,산목련)


오전 10시쯤 투표를 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집과 서울의 거리는 쉬이 왔다갔다 할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오늘은 선거로 인한 휴일이기도 하고, 마침 투표하는 10분 덕에 생긴 많은 시간을 알차게 채워줄
좋은 자리가 있어 들뜬 마음으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엔 불노랑 개나리가 화사한 열기를 내뿜고 있고...
부드러운 빛의 벚꽃이 만발한데다... 야산에는 진달래가 숨바꼭질하듯 여기저기 피어있어
차창 밖을 보는 기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창덕궁 옆에 위치한 사롱 마고, 그곳이 원래의 모임장소로 하려던 곳이었지만
인원이 많아진 관계로 원불교에서 제공한 은덕문화원 내 법당에서
"생명평화 대화마당 : 문명전환기의 생명평화운동의 방향과 역할"
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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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화단에 핀 단아한 국화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법당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동안...
바람이 점점 쌀쌀해지고 빗줄기가 하나 둘씩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는 바람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풍경, 그리고 소박하고 단아한 법당 내 정원을 둘러보며
길을 찾아 헤매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던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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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내로 들어가니, 이런 제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강산 아직 죽지 않았으니'
그러니, 희망을 가져라...
더 열심히, 치열하게...이 강산, 지키고 싶은 마음을 실천해라...
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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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뭔가 거창하다고 하시면서, 대화마당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와닿는 제목이었습니다.
"문명전환기의 생명평화운동의 방향과 역할"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이명박대운하 문제를 바라보자는 취지를 말씀하셨던
순례단 여러분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래도 순간순간 대인배스럽지 못합니다만....
(여전히 울컥하는 일들이 많습니다만..ㅠ_ㅠ 특히 뉴스 볼 때)
자꾸 배워갑니다.
그 여유로움과 넉넉함, 그리고 감싸안을 줄 아는 넓은 마음을 배우고
그러나 강단있게 목소리를 내는 용기와 진정성을 또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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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서로 배우고자 모인 사람들...


총선 선거일, 순례길을 잠시 쉬어가며 투표를 하러 올라오신 순례단 여러분들도 참석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적극 추진하신 운하백지화 종교환경회의와, 특히 수경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말씀드리지만, 정말 뜻깊고 의미있는 하루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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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DMZ생명평화동산 정성헌 대표님


먼저 '운하를 넘어 생명사회로' 라는 주제로 정성헌 대표님이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현재 생명이 왜곡되고 파괴되는 현상이 짙어지는 지구환경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농사지으시면서 직접 보고 겪는 기후환경의 변화, 꿀벌의 죽음과 생태계의 교란에 대해 이야기하시면서
현재 사회는 거대자본이 돈을 더 벌기 위해 국경을 해체하고 지구촌을 시장화 하려는,
사회과열증지구고열증합병증 형태로 나타나 있다고 진단하셨습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혁명과 같은 단방치료적 운동으로는 해결되기 힘들며,
살 길과 갈 길을 동시에 찾아나가는 노력과 함께, 오늘날의 운동도 이론과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생명이 무언지는 모르나 가장 귀한 것임은 안다" 고 말씀하시면서 생명존중이란,

1. 생명의 특징이 잘 발휘되도록 하는 것(생명의 특징 : 다양성)
2. 생명과 나와의 관계성 강화(ex: 도시와 농촌의 관계성,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성이 끊어진 것을 잇듯이)
3. 순환성을 구조화하는 일

이라고 정리해주셨습니다.

시작하시는 말씀 중에, 본인은 생명존중의 개념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생명존중이란 쉽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시작하셨습니다.
그 어떤 말보다도 와닿는 개념이었습니다.
'생명' 이라 하면 뭔가 거창하고 숭고하고 어려운 개념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생명존중'을 실천하려면 뭔가 거국적인 계획과 많은 이들의 동시다발적인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저의 막연한 개념도 그리 생각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이산화황(SO2) 자동차 한대분을 20년생 가죽나무 14그루면 다 흡수한다고 하시면서,
아는 교사들을 통해 학교 조경에 값도 싼 가죽나무를 심도록 유도한다면
그것 또한 쉽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 아니겠냐고 하셨습니다.
농사를 지으시면서 직접 느끼고 알게되신 것을 작은 것이나마 실천에 옮기는 것...
그 실천의 힘이 제게는 크게 느껴졌습니다. 쉬운 실천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좋은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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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하돈 시인님의 '이명박표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주제발표가 있었습니다.
백두대간 보존활동을 하셨다는 김하돈 시인님은... 거의 전문가셨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서두는 '땅'에 대한 옛 조상들의 개념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 산수(山水), 산천(山川), 강산(江山), 산하(山河)

옛 조상들이 땅을 일컽는 네가지 단어에는 땅을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개념이 다 들어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부운하의 실체로 이어지는 설명에서 그간의 운하계획을 간단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1995년 세종연구소의 연구와 1996년 신민당 의원이었던 이명박씨의 발의와 의원 60명의 서명...
운하이야기가 그렇게 오래된 것이니, 저렇듯 고집을 피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명박대통령이 대한민국 CEO라고 자청한다면, 그 주주는 국민이 아니라 건설사일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또한 기억났습니다.

백두대간 보존활동을 할 당시 찍은 리프트 예정지인 조령의 항공사진과
'절개'를 통해 배를 지나다니게 한다는 지역의 항공사진을 보여주시며
공사 자체가 불가능한 지형에 해발고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계획을 낸 것이 대운하라고 평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운하는 강의 흐름을 빌려 쓸 뿐이라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하시며,
실제로는 '강이 사라지고 운하로 바뀌는 것' 이며 강의 조건을 살려놓고 운하를 건설할 방법은
현재의 우리 지형에는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명백한 사실이지만 명백한 거짓과의 싸움을 해나가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명백한 사실이 있기에 더욱 힘이 났습니다.
운하논란을 계기로 범국민적 철학운동이 확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인터넷상에 둘러보면 이미 그런 조짐이 보입니다만... 아직 잠재된 부분이 많은 듯 합니다.
함께... 기대하며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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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지하 시인님을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수업 때, '타는 목마름으로' 라는 시를 읽고 강한 인상을 받았던...그 김지하 시인이었습니다.

숭례문 화재와, 숭례문의 "예(禮)" 에 대한 이야기와 우주와 인간사이의 관계로 서두를 시작하시면서,
자연에 변괴가 있으면 곧바로 신하들이 기어올라 왕을 비판했던 과거 왕도정치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스리는 자는 자연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변이나 변괴가 새기면
자기 안에 있는 부도덕을 참회하고 기도해야 했던 과거 왕도정치의 본질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자연의 변화는 곧 위정자의 부도덕함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했던 왕도정치 사상을 곱씹으며
지금의 현실이 정말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요.

대운하는 '평지풍파'다.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대운하 원인은 정치를 잘못함과, 우주(자연)을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고 평하시면서,
대운하 반대는 정치싸움의 터에서만 해결할 것이 아니라 문화운동의 차원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와닿았던 말은, "마음에 지극한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과거 스님들의 석장이 땅을 탕탕 두드리면서 뭇 벌레들마저 발에 밟히지 않게 피하라는 메세지였던 것,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이 뜨거운 물을 버리실 때 큰 소리로 "뜨거운 물 나간다-!" 하고 소리지르는 것도
같은 의미의 생명존중의 마음이었던 것...
그러한 모든 사상들을 생각하며, 나아가자.고 하셨습니다.

운하반대의 첫번째 적 = 귀찮아 하는 마음
그러나 뜻밖에도, 이런 말씀을 또 하셨습니다. 오늘 이 모임이 있는 것을 깜빡하셨다는...^^;
그러다가 전화가 와서 부랴부랴 오시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메모하셨다고 합니다.
멋적은 미소와 함께 솔직하게 고백하시면서, 본인도 '귀찮음'을 극복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귀찮음'이 본인에게 오늘의 일정을 깜빡하도록 한 것이다, 라고 인정하시는 모습이
새삼 정겹고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김지하 선생님은  "귀찮아 하는 마음을 넘어서지 못하면 을 못한다" 고 하셨습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지만, 저는 진심으로 공감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말이 앞서고 행동은 느린 그런 사람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 이 나와 관계 없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일"은 나와 관계가 있기에, 내 일이며 내 일처럼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운하반대가 순례단만의 일이냐?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라고
단호히 말씀하셨던 수경스님의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김지하 선생님은 또, "운하 반대의 첫번째 적은 귀찮아 하는 것, 그런 나 자신"이라고 하셨습니다.
사(私:사사로울 사)라는 나, 사라는 귀신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사는 각(各:각각 각)과는 다르며, 사가 없다고 각 개인의 개별성이 무시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시면서,
천하공심, 천지공심을 바탕으로 물과, 흙과, 생물과, 자연과 나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정성헌 대표님과 김하돈 시인님의 생각과 삶의 태도, 그리고 김지하시인님의 메세지에서 느껴지는
강한 실천의 힘....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신 각각의 분들에게서 하나의 '맥'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수준높은 과학은 수준깊은 인문학의 원형적 촉매여야 한다
대운하는 이득이 없는 평지풍파인 운하, 그것이야말로 사(私)적인 것에 불과하며,
대운하의 여러가지 쟁점들을 면밀히 살펴보았지만 하나도 인정할 것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과거 운동을 같이 하고 감옥에도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운하에 대해서만큼은 하나도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가 과거 김지하선생님과 함께 운동을 하고 감옥에 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럴수도 있다, 그렇게 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나와 같은 생각을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물은 변화하고 역류하고 폭발한다.
좀 새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은 일반적으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역사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발전만을 거듭한다고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하는 물의 흐름을 이용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렇게 단정짓고 규정지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물도, 역사도 역류도 하며 반동하는 힘이 있고 폭발하는 힘도 있는 생명력 있는 것이며
모든 것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류역사가 '발전'해왔다는 견해는
삶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평하셨습니다.
정말 새로운 이야기였습니다. 물은 당연히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고 단순히 생각해왔던 저로서는...
그러나 강과 바다의 실제를 보아도, 물은 절대 위에서 아래로, 강에서 바다로만 흐르지 않으며
물의 흐름에도 위는 흐르고 있다면 아래는 역류하고 있는 성질도 분명 있다는 점을 집어주셨습니다.
실제 그러했습니다. 물의 흐름에는 여러가지 속성, 즉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흐름의 다양성을 쉽게 망각하고 물은 그저 흐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는 발상이
대운하와 같이 "바다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 는 발상을 낳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거대한 흐름은 결국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물의 흐름에 내재하는 다양한 속성을 무시하고서 물의 흐름을 마음대로 하려는 발상은
위험한 것이라는 지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삶과 생명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운동.
그리고 귀찮음을 극복하고 이루고자 하는 일을 실천하는 것.

저의 짧은 지식의 배경으로 김지하 선생님의 많은 이야기를 모두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제게 남은 두개의 명확한 개념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하시며 마무리를 하셨습니다.

"운하 이전에 운하를 넘어선 철학을 내놓아라"

운하추진주체와 운하반대, 운하백지화를 외치는 모두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으로 맨 처음 저에게 강한 메세지를 남겨주셨던, 수경스님의 간단한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제안하신 수경스님의 "운하백지화는 내 일로 삼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곱씹으며,
생명평화 대화마당을 마무리했습니다.


내 일이다. 내 일이기에 내가 스스로 참여하는 것이고,
나와 관계 없는 일이 아니라, 무엇보다 나와 관계깊은 일이다.



이 생각과 뜻과 마음을 잃지 않으려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좋은 말씀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하며...
오늘도 가죽나무 한그루를 심는 의미의 실천에 힘쓰려고 합니다.


덧) 훌륭한 공양을 제공해주신 은덕문화원장님께... 정말정말 마음깊이 감사드립니다.
배가 무지무지 고팠는데 너무 훌륭한 식사를 제공해주셔서..ㅠ_ㅠ
사진찍을 생각조차 못하고 그냥 밥을 마셨습니다..^^;;; 좀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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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명평화 대화마당: 김지하 시인과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FROM 말 많은 세상에서 2008/04/14 12:23  삭제

    종교환경회의 상황실 주최로 열린 생명평화 대화마당을 다녀왔습니다. 창덕궁 옆쪽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살롱 마고에서, 사무처장님의 말씀을 빌리면 이 시대에, '선생님'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김지하 선생님과 DMZ생명평화마을 정성헌 대표, 김하돈 시인, 그리고 수경스님을 모시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순례단 분들을 만나러 갔을 때 뵈었던 수경 스님과 명 호 홍보팀장님의 얼굴도 뵈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엄청나게 중요한 일에 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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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붉은낙타 2008/04/11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다녀 왔습니다..^^ 김지하 시인의 사회적 공공성과 사람과 사람의 관계인 시민을 넘어
    사람과 인간의 관계까지 생각하는 새로운 시대 정신의 이야기를 마음에 새겼습니다.

    자연과 환경, 그리고 그 안의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을 배워 왔습니다.

    • BlogIcon 달빛효과 2008/04/11 15: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평소생활을 하면서 듣기 힘든 말이죠..
      학교를 떠나있으면서 일과 생활을 해나가다 보면...
      오랜만에 스스로를 일깨울만한,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 율화 2008/04/14 17: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하반대를 외치면서도 제일 큰 적이 제 자신이었나 봅니다..

    귀찮음을 극복하고 실천하는 것..

    망설이지 말고 치열하게 살아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