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유도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라디오 방송에서 문득 들은 소식이다.
"K리그 2군 경기 도중 서포터즈의 야유를 참지 못한 안정환 선수가 관중석으로..."
대략 그런그런 내용.
'어? 안정환이 왜 2군 경기에?' 하는 축구 무식쟁이의 의아심 말고도,
'어? 안정환을 왜?' 하는 놀라움까지 생겨났던 뉴스였다.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니 2군 경기에 등장한 수원삼성의 안정환을 상대로
상대팀 FC서울 서포터즈들이 야유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대체 얼마나 야유를 했기에 경기매너 좋다고 평가받던 안정환이 그랬을까 하는 마음과
아무리 꼭지가 돌아도 관중석으로 뛰어들어간 건 진짜 실수인건데... 하는 생각이 공존했다.
하지만 누구누구의 잘잘못을 내가 따져봤자 소용도 없고,
나는 어차피 축구에 별 관심도 없던 사람이니 그냥 신경 끌 일이구나...싶다가도,
문득 드는 생각은 2002년 이탈리아전의 안정환과 관중들이었다.
축구의 축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내게도 축구에 열광하는 때가 있으니,
4년마다 찾아오는 월드컵, 축구로 대동단결하는 그 때가 아니던가.
2002년 이탈리아전의 골든골 안정환은 동점골 설기현과 함께 '국민영웅'이었고
'국민'들은 모두 월드컵 관중이자 대표팀의 서포터즈였고 안정환이라는 선수의 팬이었다.
일부 서포터즈나 개인 팬이 아닌 모든 국민이 자신의 '팬'이 된다는 것은
대표팀에게만 허락되는 영광이었다.
2002년, 그때는 그라운드에 올라선 모든 선수에게 박수와 환호, 눈물과 감동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포르투갈전에서의 매끄러운 첫 승리의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연이어 찾아오는 승리의 소식에 얼떨떨하기까지 했었다.
미국과의 동점같은건 아무래도 좋았다.
안정환이 골을 넣었을 때 기다렸다는 듯 했던 오노 야유 세리머니 하나면 통쾌했을 뿐.
그날 진정한 승리자는 누가 뭐래도 우리였으니까.
게다가 손에 땀을 쥐던 이탈리아전과 스페인전을 누가 잊으랴.
이제 우리의 운도 여기까지구나, 하긴 이탈리아를 상대로 잘도 버텼다....고 생각했던 찰나에
경기종료 직전 터진 설기현의 동점골에 정말 심장이 멈춰버리는 줄 알았다.
연장전에서 그 골든골 하나 터지는거 기다리면서 선수들의 땀이 피로 보이던 그 때...
'이제 승부차기 가는구나' 싶을 때 터졌던 안정환의 골든골.
그때 지진계가 한번쯤은 반응을 보였을 법도 했을거다.
그라운드에 그냥 누워버린 안정환을 보고 감격하지 않았던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2002년도 벌써 5년 전이건만, 그때의 벅찬 감동의 추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아마 누군들 그러지 않을까. 특히나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보다 더할 것 같다.
나는 안정환 팬도 아니고 축구 팬도 아니고 서포터즈 경력은 더더군다나 없다.
하지만 2002년 6월, 축구 문외한마저 축구에 빠져들어 경기규칙을 외우게 할 정도로
나를 꼼짝없이 잡아두던 그 축구영웅들 속에 분명 안정환이 있었고,
이탈리아 쫄티군단에 맞서 결국 승리를 이끌어냈던 감격의 주역에 안정환이 있었다.
그때 안정환의 팬이 되지 않았던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서울 서포터즈, 그 야유의 주역들도 분명 한때는 이탈리아전의 승리의 주역, 안정환의 팬이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서포터즈라는 역할로, 대표팀 안정환을 응원하던.
그랬던 관계가 지금은 상대팀 서포터즈의 이름으로, 상대팀 안정환을 야유하다가
한 선수의 축구인생에 쓰라린 좌절감과 모욕감을 안겨주는, 그런 관계가 되었다니.
나는 이제까지, 내가 환호했던 어떤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잊고 야유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번 일을 그저 군중심리에 휩쓸려 한때는 나의 영웅이었던 이를
지금은 졸장부로 만드려 안간힘 쓰는, 자기 주관도 없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
그런 교훈을 남기는 사건으로 기억해야 하는걸까.
*오늘은, '산돌이야기M' 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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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퇴장을 보며..
FROM 자유시간 2007/09/12 11:03 삭제안정환 선수가 2부리그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이유는 상대팀 서포터들의 인신공격성 비방에 분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에 올라갔다는 이유로... 사실 상대팀에 대한 야유와 비난은 어느나라에서나 있는거고.. 유럽같은경우는 인종차별적인 야유도 심하다고 하던데... 사실 맨유의 영웅이라는 칸토나 선수도 관중의 야유에 흥분을 해서... 관중을 향해 날아차기를 날린적도 있었죠.. 그런데... 여러 리그를 경험해본 안정환 선수가 순간 이성을 잃을 정도였으니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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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선수 사건에 관하여... - 개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FROM 엉망진창 2007/09/12 22:50 삭제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군요.... 어제 안정환 선수의 퇴장 소식을 접하고서도 바쁜 관계로 오늘 기사들과 관련 글들을 둘러보는데 장난이 아니더군요. 어떻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부인을 욕할수가 있죠? 저 .. 경기장에 있던 관중중 한명인데요..안선수가 뛰쳐올라간건.. <- 가셔서 읽어보세요.. '단체로 삼삼오오 응원가대신 안정환씨 부인에게 말하는듯 그것도 음을 섞어서 " 한번만줘라 , 한번만줘라. "를 노래를 부르더군요..' 관전하신분의 말씀을 듣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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